한국여성단체협의회, 여성장애인의 노동권 사각지대 없애기 위한 노력에 앞장설 것

여성장애인의 고용차별 벽을 낮추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및 기회 제공 필요

입력시간 : 2019-09-16 18:43:03 , 최종수정 : 2019-09-16 18:43:03, 김제철 기자

 여성운동의 60년 역사를 가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1959년 창립된 한국여성단체협의회(이하 여협)는 여성단체 간의 유대강화 및 여성의 목소리를 사회에 외치고 국가정책과 사회정책에 올바르게 반영시키기 위해 설립되었다. 올해로 60주년이 되는 여협은 그간 우리나라 여성들의 인권개선과 지위향상 및 여성역량 강화를 위해 목소리를 내왔으며, 정부의 여성·가족관련 법제도 마련 및 정책 수립에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초반 30년..여성의 지위향상을 위한 가족법개정운동 등 전개


 초반 30년 여협의 주요 활동으로는 1960년부터 시작한 ICW(세계여성단체협의회) 활동, 가족법개정운동, 생활개선사업과 소비자운동, 환경운동, 여성인력개발과 사회참여 확대, 고용평등 실현, 성차별적 대중문화 모니터링, 여성정책의 제도화와 여성정치 세력화 등이 있다. 특히 가족법개정운동은 여협이 여성단체들과 ‘범여성가족법개정촉진회’를 조직하여 힘을 모았던 운동이었다. 여성단체의 끈질긴 노력의 결실로 2005년 호주제가 폐지되었다. 또 다른 활동으로 (故)이희호 여사(전 여협이사) 등이 “축첩자를 국회에 보내지 맙시다”라는 구호와 함께 축첩반대운동을 전개한 바 있다.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후반 30년..장애인, 청소년 등과 여성을 대변


 대한민국의 여성운동을 이끌어온 여성단체 연합체로서 여협은 후반 30년 동안에도 여권신장과 여성역량강화를 위해 노력해왔으며, 대정부 여성정책 건의기구의 역할을 담당해왔다. 「양성평등기본법(2014)」, 「여성폭력방지기본법(2018)」,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2007)」(「남녀고용평등법(1987)」에서 현재 법명으로 변경) 등 여성관련 법·제도 확립에 관여해왔다. 또한 비동의간음죄 도입, 군가산점 폐지 등과 관련한 정책포럼, 간담회, 토론회 등을 개최하거나 성명서 등을 발표함으로써 여성과 장애인, 청소년 등 취약계층과 관련된 사회적 문제에 대한 개선의견을 꾸준히 내놓고 있다.


 여성폭력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 및 이슈화


 2016년 5월,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 우리 사회에서 페미니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여성들은 여성폭력에 관대한 사회구조에 대해 비판하기 시작했다. 여협 역시 그해 10월 말 여성단체 회원 2,000여 명이 모인 전국여성대회에서 여성범죄학자 이수정 교수를 초빙하여 여성폭력문제에 대한 논의를 활성화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한편, 여검사의 용기있는 폭로를 시작으로 정계, 학계, 문학계, 스포츠계 등 분야를 막론하고 성폭력 경험을 당당히 이야기하는 피해자들의 폭로가 이어졌던 2018년, 여협은 선두에 서서 성폭력에 관한 법제·개정 및 정책 건의와 성명서 발표를 통해 여성들과 연대했다.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을 규탄하고 피해자를 적극적으로 구제 및 보호해야 한다는 여성들의 요구에 따라 2018년 3월, 전국미투지원본부를 발족하고 현재까지 무료법률 및 심리상담을 지원해오고 있다. 일례로, 전남 장흥의 장애인 미투사건 상담 요청에 직접 방문하여 상담하고 지원하기도 하였다. 현재 여협은 여성가족부와 경찰청 등의 주무부처와의 간담회 등을 통해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한 노력과 내년 정당 총선 공약 개발 준비


 여협은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면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제19대 대통령 후보 초청 성평등정책 간담회」를 개최했다. 문재인 후보를 비롯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들의 양성평등 공약을 받았으며 여성연대와 함께 ‘남녀임금격차 해소’를 포함한 5대 정책을 제안하였다. 여협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2020 총선대비 여성연대’를 조직하여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한 공약 개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이 오래 전부터 있어왔음에도 여성 국회의원이 17%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여협은 당대표 면담, 기자회견 등 여성계의 힘을 모아 여성참여확대위원회 각 당 설치,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한 지역구 여성후보 30% 이상 의무화, 성범죄 전력에 관한 후보자 기준 제시 등 여성대표성 확대를 위한 공약개발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여성운동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성장애인문제에도 관심을 두고 노력할 것


 여협은 창립이후 꾸준히 장애인문제에 관심을 가져왔다. 특히 여성장애인의 사회적 불평등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여성장애인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금숙 회장은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 시절, 여성장애인 고용관련 연구를 한 바 있어 여협에 와서도 이에 대한 활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 여성장애인단체와 함께 여성운동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여성장애인의 사회적 차별 해소를 위한 정책 수립에도 앞장설 것이다.


 장애관련 여러 법률에도 불구하고 권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우리 사회에서 여성장애인의 권리문제에 대한 관심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장애인복지법」,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 「성폭력특별법」 등에 여성장애인 관련 내용이 법적으로 반영되면서부터이다. 2007년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약칭 ‘장애인차별금지법’) 제정으로 사회적 차별을 받는 장애인이 법적 구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그간 장애관련 여러 법률들이 제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장애인은 여전히 기본권 및 사회적 참여가 제한된 채 불평등한 사회구조 속에서 살고 있다. 일례로, 장애인 고용정책이 있지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성별에 따른 수혜율을 조사한 결과 여성장애인은 1/3밖에 그 수혜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권리 사각지대에 있는 여성장애인에게 현행 장애인관련 고용정책과 법률이 닿지 못한다는 증거이다. 


 이중차별과 빈곤문제 등 어려움 겪고 있어


 여성장애인은 장애인으로서뿐 아니라 여성이라는 성차별이 가중되어 ‘장애’와 ‘여성’이라는 이중적인 차별과 불이익 상태에 놓이게 된다. 최근에는 여기에 빈곤문제까지 추가되어 여성장애인 문제를 ‘삼중 차별(성차별, 장애차별, 빈곤차별)’로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여성장애인들은 이중적인 차별로 인해 교육, 결혼, 취업, 사회참여 등의 전반적인 삶의 영역에서 충분한 기회를 제공받지 못하고 사회로부터 소외된 채 빈곤문제까지 겪으면서 힘겨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 


 경제활동참가율 및 고용률, 남성장애인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쳐


 이러한 여성장애인의 현실은 객관적인 지표로도 확인이 가능하다.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장애인구는 약 259만 명으로 전체인구 약 5% 수준이며, 이중 여성장애인은 약 109만 명에 이른다(출처: 보건복지부). 전체 장애인구의 42%를 차지하는 여성장애인은 교육 수준, 경제활동참가율, 소득 수준 등에서 남성장애인에 비해 매우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무학을 포함한 초등학교 학력은 여성장애인이 55.6%, 남성장애인이 24.5%이고, 경제활동참가율은 여성장애인이 24.4%, 남성장애인이 49.7%이며, 평균 총가구 소득은 여성장애인이 236만여 원, 남성장애인이 266만여 원으로 조사되었다(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여성 장애인의 실태와 정책과제”, 「보건복지포럼」, 2018.9).



 여기서 특히 주목할 것은 여성장애인의 경제활동참가율 및 고용률이 남성장애인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취업현장에서 여성장애인이 남성장애인에 비해 상당히 제한을 받고 있다는 방증이다. 

  

 일자리에 대한 평등한 기회 제공 및 장애유형별 맞춤형 일자리 확대 필요


 우리 정부의 장애인고용정책의 추진방향이 “양질의 일자리 확대와 격차해소를 통한 포용적(inclusive) 노동시장 구축”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은 물론이거니와 여성장애인과 남성장애인 간의 고용시장에서의 차별이 해소되어야 한다. 무엇보다도 여성장애인의 삶의 질 증진을 위해서 일자리에 대한 평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장애유형별 맞춤형 일자리 확대가 필요하다. 



 증가하고 있는 중증 여성장애인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 필요

 

 현재 장애인구의 구성에도 빠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남녀장애인 모두에게 해당되는 중고령화(55세 이상) 현상과 함께 취업적령기(20~29세) 장애인구 중 발달장애인 구성 비율(59.1%)이 높아져가고 있다. 이러한 장애인구 구성변화에 따른 국가차원의 중증장애인에 대한 일자리 대책 역시 시급한 실정이다. 장애인이 가장 많이 고용되는 업종은 보건업·사회복지·공공서비스업이고, 직종으로는 단순노무직이 가장 높은 비중(취업장애인 중 24.2%)을 차지하고 있다. 향후 중증장애인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서는 새로운 직종·직무 개발이 필요하다. 즉,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장애인의 강점이 발휘될 수 있는 신산업 분야의 적합 직종 개발 등을 통한 다양한 일자리를 개발해야 할 때이다. 


 향후 여성장애인에게 적합한 신규직업군을 다양하게 개발 필요


 무엇보다도 여성장애인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직종 개발이 필요한데, 최근 사회적 기업인 메세지큐엔에이에서 4차 산업 기술에 따른 ‘지능형 고객센터 문자상담서비스’와 같은 새로운 직종이 개발되었다. 이는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으로 중증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종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직종은 활동이 자유롭지 못해 직장생활에 한계가 있는 여성장애인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와 안전한 일자리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향후 여성장애인에게 적합한 신규직업군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 장애와 여성 차별의 벽을 낮추어 여성장애인에 맞는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여성장애인의 권익 향상과 직결된다. 또한 신규직종에 여성장애인을 고용한 공공기관이나 기업에게는 장애인의무고용을 이행함으로써 사회적 의무를 다하는 결과를 낳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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